11월, 길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가을을 곱게 물들이던 나뭇잎들이 이제는 퇴색된 낙엽이 되어 낯선 길모퉁이에 힘겹게 뒤엉켜 뒹굴며 쓸쓸한 가을 이야기로 남아 있는 모습을 마주할 때가 있다.
벽에 걸린 2023년 달력도 이제는 한 장만 남아서 아슬아슬한 몸짓으로 지나간 시간을 반추하는 듯 보인다.
이렇듯 시간의 흐름은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자연 또한 계절에 걸맞는 모습으로 변화하며 순환을 거듭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인간 또한 변화하는 큰 흐름 속에 적응하며 순리에 따라 세월을 읽으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대의 변화는 우리 사회에서 세대 간의 생각과 가치관마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턴가 젊은 세대들을 일컬어서 `X, Y 세대`라고 호칭하던 시대가 있었다. 요즘은 책보다는 인터넷, 편지보다는 이메일, 텔레비전보다는 컴퓨터에 익숙하며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며 경제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세대를 M세대라 일컫고 있다.
그리고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비롯하여 자금의 20~30대들은 최신 트렌드와 남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이른바 MZ세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연령층이 기성세대로부터 자신들의 생각과 행동에 비해 다소 일탈 된 언행이라고 느껴질 때, 가끔은 `꼰대` 라는 용어로 통용하면서 자신들의 젊은 세대와 의도적 차별화를 하는 경우를 마주할 때가 있다.
즉, 젊은이들이 말하는 `꼰대` 라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외면한 채, 과거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 또는 자신만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과 생각이 옳다고 믿거나,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리고 조직이나 집단에서 비교적 상급자의 지위를 가지거나 연령이 높은 사람들이 젊은이들의 사고에 어긋나는 언행을 보일 때 사용하는 언어라고 생각된다.
시대의 빠른 흐름은 세대 간의 인간관계와 가치관마저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그러나 아무리 시대의 빠른 흐름과 변화 속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지만 더불어 공유하고 있는 사회적 공통의 인륜 관계를 묵시적으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인간의 삶 또한 어쩌면 돌고 도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젊은이들이 기성세대를 향해 `꼰대`라고 하지만 언젠가는 젊은이들도 세월이 흘러 연장자가 되어 사회의 최신 트렌드와 유행에 뒤떨어지는 시간을 체험할 때 분명히 `꼰대`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다양한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다. 다시 말한다면, 사회를 이루는 구성의 조화는 각양각색의 남녀노소, 젊은이와 기성세대 등이 함께 어울려 공동의 자연환경 속에서 오늘을 영위하고 있다.
젊은 시절은 마냥 영원한 것은 아니기에 젊은이들은 연륜이 있는 기성세대들의 일탈적인 언행에 대해 `꼰대`라는 용어로 빗대어 말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말하는 `꼰대`들은 어쩌면 오늘이 있기까지 무한의 체험과 경험들로 축적되어, 오늘날의 우리 사회와 국가가 발전한 것으로 생각한다.
비록 지금의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신개념과 가치, 그리고 최근의 트렌드에 조금 뒤떨어진 기성세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대 간의 기본적인 구별과 질서는 온전하게 유지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꼰대`는 권위적이고 경직된 `꼰대`가 아니라 항상 열린 생각과 폭넓은 마음을 가진 `꼰대`가 많아야 한다. 젊은이에게 잘못을 지적하는 충고가 아니라 진정한 조언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기성세대들이 때로는 `꼰대`라는 말을 들을지라도 젊은이와 기성세대가 서로의 생각을 잠시 잠깐이나마 유모러스 하게 웃음으로 교감할 때, 우리의 삶도 한결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동행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